불타는 호텔 앞에서 자동차 대리점에 들어간 주인공은,
정체불명의 정장남에게 어깨로 기절당해 혼신의 대자 퍼포먼스를 펼친다.
여진 이후 침수된 레스토랑에서는 NPC처럼 근무 중인 직원들과 마주하고,
카우보이 세트를 구입해 도시 질서 복원을 다짐한다.
이어 치즈와 요리사복을 챙긴 주인공은 골목길을 따라 낡은 건물에 도착하고,
불길한 기운이 감도는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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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한 남자에게 들이받히고, 치즈를 샀다]
아지사이 교차로 북쪽.
불타는 호텔을 배경 삼아 진지하게 고민하던 주인공은,
“지금 이 타이밍에 차라도 한 대 봐야겠다”는 수수께끼 같은 충동에 이끌려
오른편의 자동차 대리점으로 들어섰다.
매장 안, 진열장은 다 나가떨어졌고, 에어컨은 꺼졌고, 와이파이는 죽었고,
그 한가운데서 양복 입은 남자 하나가 스마트폰을 흔들며 현실을 부정 중이었다.
남자:
“젠장… 신호가 안 터져! 여기까지 왔는데 전화 한 통이 안 된다고!?”
전파 절단의 충격에 괴성을 지르는 이 남자.
뭔가 비즈니스가 많이 꼬인 눈빛이었다.
그때, 슬금슬금 다가온 자동차 대리점 지점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지점장:
“키리시마 님… 전파는 괜찮으신가요…?”
키리시마:
“틀렸어! 소마도 안 받고, 니카시도도 안 받아!
전파는 죽었어!”
지점장:
“아… 네… 그치만… 직원들은 다들 회사를 지키겠다고…”
키리시마:
“그래서 더 불안하단 말이야!!
걔네 둘이 회사를 지키고 있으면, 회사는 이미 안녕이다!!”
지점장이 입을 다물자,
키리시마는 드라마 주인공처럼 정면을 향해 몸을 홱 돌렸다.
키리시마:
“내 회사는 저기 있다! 나는 간다!
지진이고 뭐고, 오늘 안에 기안서 마감이다!”
그는 그대로 출구 쪽으로 나아갔고—
정확하게, 주인공의 어깨를 정통으로 박고 지나갔다.
주인공은 말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천천히, 아주 의미심장하게, 대자 포즈로.
키리시마:
“이 녀석, 멍때리지 마라!”
(…이 자식, 사과도 안 하고 뭐래. 좋아. 기절한 척이나 해 주지.)
주인공은 살짝 비명을 섞어 대자에 누웠다.
대지와 한몸이 되는 연기. 그의 혼신이 담긴 퍼포먼스였다.
키리시마:
“흥! 약골이군! 어차피 그런 녀석은 비상구에서도 밀려난다고!
길막하는 인간은! 전부 날려버리겠어!!”
말을 마친 키리시마는 회사를 향해 진군했고,
지점장은 다급하게 달려와 주인공을 흔들었다.
지점장:
“괜찮으세요? 안면을 하늘에 쳐박으셨던데…”
주인공은 먼지를 털고 일어났고,
지점장은 급히 해명했다.
지점장:
“저분은 ‘베스틀라’라는 IT기업 사장님입니다.
심성은 그럭저럭 괜찮으신데…
신호 끊기면 과부하가 오는 스타일이세요.”
주인공:
“쳇… 다음에 보면 내 앞에서 부팅도 못 하게 해주지.”
지점장:
“……당신도 꽤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성격이시군요.”
지점장은 매장 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지점장:
“뭐, 아무튼 지진이고 불이고 차고 전부 난장판이네요.
이제 남은 건 정신력과 연기력뿐이죠. 조심히 가세요…”
주인공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바지에 붙은 먼지를 털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주인공:
“다음번엔 저놈 정장 버튼 하나쯤은 날려버리고 말지…”



자동차 대리점을 나서자마자,
갑작스러운 여진이 도심을 다시 휘저었다.
불타는 호텔에서 간판, 유리창, 파편이 무차별로 쏟아졌다.
주인공:
“젠장! 이 도시는 재난 DLC 풀패키지냐!?
허겁지겁 몸을 피한 주인공은
여진이 끝난 뒤 호텔 옆 침수된 레스토랑으로 몸을 돌렸다.
그곳엔 근무 중 NPC가 한 명 서 있었다.
남자:
“휴… 호텔은 불타고, 레스토랑은 물난리고, 엉망진창이군.
하지만 나는… 그런 와중에도 장비를 판매하거나 매입하고 있는, 이 구역의 상점 NPC다.”
주인공:
“…이 와중에 근무 태세? 인정하지. 일단 상품을 먼저 보자.”
남자:
“물에 떠다니는 메뉴판은 무시해.
눈에 차는 상품이 많으니까, 네가 선택해라.”
주인공은 자연스럽게 카우보이 세트에 손을 뻗었다.
모자에서 재킷, 부츠까지…
알 수 없는 서부의 혼이 느껴졌다.
주인공:
“좋아… 이건 할인도 필요 없다.
이 모자, 머리만 가리는 게 아니야. 세계관도 바꿔버려.”
남자:
“후훗… 그걸 바로 알아보는 네 안목, 싫지 않아.”
잠시 후,
주인공은 카우보이 풀세트를 착용한 채,
침수된 보도 위를 조용히 걸어 나왔다.
모자는 푹 눌려 있었고, 발밑에선 잔해가 또각또각 울렸다.
주인공:
“코디는 끝났다. 다음은… 이 도시의 질서를 되찾을 차례다.”


레스토랑 유리는 산산조각 나 있었고,
깨진 틈 사이로 물이 조용히, 그러나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주인공은 말없이 그 물을 밟고,
발목까지 침수된 내부로 천천히 발을 들였다.
레스토랑 내부에는 직원 네 명이
침수된 테이블 하나를 중심으로 둘러앉아 있었다.
그 중심엔 주방장이 고개를 숙인 채, 말없이 앉아 있었다.
부주방장:
“뭐… 지진이 났으니까요.
천재지변은 항상 고객 응대보다 우선이죠.”
그 말에, 웨이트리스가 맞장구쳤다.
웨이트리스:
“맞아요. 이건 뭐, 어떻게도 막을 수 없는 거죠.
레스토랑이 물난리에 휩쓸리는 건 처음이라…”
막내 셰프:
“여러분… 주방장님의 심정을 조금만 헤아려 주실 수는 없나요?”
웨이트리스:
“…지금 이 와중에 감정선 잡을 타이밍이야?”
주방장:
“알고 있어. 알고는 있는데…”
그 말을 조심스럽게 부주방장이 받았다.
부주방장:
“그야… 고생 끝에 겨우 연 가게가 이 지경이 됐으니
속상한 건 당연하죠.
하지만… 계속 여기 있어봐야…”
웨이트리스:
“죄송하지만… 이제 집에 가도 될까요?
여기 계속 있다간, 정말 물에 떠내려갈 것 같아서요.”
그때였다.
흐릿한 물살을 가르며,
침수된 홀 저편에서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냈다.
부주방장이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부주방장:
“응? 뭐지… 보다시피, 지금은 영업 안 합니다.”
주인공:
“잠깐만.
지나가게 해줄 수 있겠나?”
부주방장:
“복도요? 구조상 무너졌고, 감정상도 무너졌어요.
그래도 가시겠다면… 응원은 하겠습니다.”
주방장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물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엔 슬픔보단,
힘겹게 눌러 담은 현실감이 고여 있었다.
웨이트리스:
“주방장님… 그러니까, 진짜로…
저희 이제 해산해도 괜찮을까요?”
주방장:
“…그래요. 일단 해산합시다.
다들 조심히 돌아가세요.
나중에 영업을 재개할 수 있게 되면,
그땐 다시 연락드릴게요.”
부주방장:
“…영업 말인가.”
그 말에 아무도 대꾸하지 않았다.
물 위로 사라지는 발소리만이,
오늘의 폐점을 조용히 대신하고 있었다.



물에 잠긴 홀 한쪽에서
웨이트리스가 테이블 위에 치즈를 늘어놓고 있었다.
웨이트리스:
“지금은… 치즈밖에 안 남았어요.
필요하시면 좀 가져가세요. 판매도 하고 있어요.”
주인공:
“…판매?”
웨이트리스:
“네. 뭐, 대충이라도 가격은 붙여놨어요.
이것도… 업무니까요.”
주인공:
“좋아… 전부 사지.
이 정도면 재난 한 회차로는 안 끝날 거 같거든.”
그리하여,
주인공은 가게에 남아 있던 치즈를 전부 구입했다.
(무기를 샀어야 했나?
…아니지. 배고프면 끝이니까.)

그리고 주인공은 주방 내부를 통과해 레스토랑 뒷문으로 빠져나왔다.
나가는 김에 요리사복 세트도 자연스럽게 챙겨 넣었다.
“언제 또 필요할지 모르니까.”
...라는 핑계와 함께.
그는 조용히 골목길을 따라 걸었다.
좁고 굽은 길은 몇 번의 모퉁이를 돌아 이어졌고,
그 끝엔 건물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건물 내부는 보석 가게처럼 보였지만,
밖으로 이어진 출입문은 자물쇠로 굳게 잠겨 있었다.
주인공은 조심스럽게 탐색을 시작했다.
문은 나무로 된 오래된 구조였고,
주인공은 문들을 하나씩 조심스레 지나갔다.
그리고,
또 하나의 문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여기서부터, 뭔가 다르다.
기압이 낮아진 것처럼
공기 속에 알 수 없는 압박감이 감돌고 있다.
그 너머에 뭔가, 좋지 않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다.
주인공:
“…기분 탓이면 좋겠는데.”
그는 천천히, 그러나 피할 수 없다는 듯
다음 문고리에 손을 얹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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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도시4 병맛 귀결 스토리 8부-수상한 여자, 수상한 정장, 기타 소녀, 그리고 무너진 도시
주인공은 자물쇠로 잠긴 보석 가게 안에서 죽은 남성을 발견하고, 수상한 여인과 마주친다.그 뒤 키리시마의 정체를 쫓아 사장실까지 올라가지만, 정중하고 단단한 벽에 가로막힌다.거리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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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가시는 건 괜찮지만,
출처는 꼭 남겨주세요.
병맛도 예의는 지켜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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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선,병맛의 경계선
게임, 병맛, 감정선. 한 컷에 터지고, 한 줄에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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