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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같이 : 병맛귀결 서브스토리/용과같이7

용과같이7 병맛 귀결 서브스토리-1부 전설의 김치: 감정을 절여버리다

by 병맛패드장인 2025. 9. 6.

이 글은 『용과같이7』서브스토리 [No.27–김치는 아주 매운게 최고] 를 기반으로, 원래 이야기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감정선과 병맛을 재구성한 팬심 가득한 서사 재현 콘텐츠입니다.

원작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대사와 장면은 가능한 한 흐름에 맞게 덧붙였으며,
『용과같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애정을 담아 풀어냈습니다.

리뷰도, 창작도, 리터치도 아니며
그저 한 장면 속 감정을 조금 더 또렷하게 꺼내보고 싶은 마음으로 썼습니다.

※ 본문 내 모든 스크린샷은
<용과같이> 시리즈(직접 촬영)에서 발췌했습니다.



[1부 전설의 김치: 감정을 절여버리다]

카스가는 늘 그렇듯,
딱히 이유 없는 발걸음으로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때, 신호등 앞에서 멈춰 선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허리가 굽은 작은 실루엣.
할머니 한 분이, 횡단보도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횡단보도 앞에 멈춰 선 할머니를 바라보는 카스가.



“으으... 또 못 건넜어...”

카스가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익숙한 듯, 아주 카스가스럽게 말했다.

“응? 할머니, 이 길을 건너고 싶어?”

“그, 그래... 맞아.”

신호는 짧고 사람은 느렸다.
카스가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여기 신호 바뀌는 속도가 좀 빠르거든.
다음에 파란 불이 되면 업어줄게.”


할머니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총각의 호의는 고맙지만, 마음만 받을게.”

“하지만 이대로 건너긴 힘들 텐데…”

그녀는 작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죽기 전까지는, 최소한 내 두 다리로 한 번은 이겼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
웬만한 일 아니면 차도 안 타.”

죽기 전까지 내 발로 걷겠다는, 신호등에 대한 철학적 복수심



카스가는 감탄처럼 중얼였다.

“어떤 의미로는 아주 철저하시네…”

그녀는 다부지게 주먹을 쥐었다.

“총각, 이건 단순한 도로가 아냐.
이건 나와 신호등 사이의 숙명적인 PvP야!
내 다리로 반드시 승리하고 말 테다!! 흐흠!!”

신호가 다시 파란불로 바뀌었다.
우메코는 다시금 눈빛을 빛내며 외쳤다.

“좋아! 우메코, 지금이야! 간다!”

그러나 겨우 반쯤 건넜을 무렵,
신호는 또다시 빨간불로 바뀌려 하고 있었다.
우메코는 어깨를 툭 떨어뜨리며 돌아섰다.

“으으... 또 못 건넛어…”

도전은 시작됐지만, 신호는 그녀보다 빨랐다.



카스가는 그제야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계속 이걸 반복하고 있던 건가...)

“그냥 신호가 없는 데로 이동해서 건너는 게 더 빠르지 않아?”

우메코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그건... 신호등에 진 것 같잖아. 기계한테 멘탈 털릴 순 없지.”

(…실제로도 이미 진 거 아닌가…)
카스가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말은 삼켰다.

“휴우... 어떻게든 내 힘으로 건너고 싶은데…”

카스가는 한참을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업고 건너면 간단하지만…
그러면 이분, 평생 날 원수로 기억할지도 몰라...)

“흐음... 도와주고 싶지만, 지금으로선 내가 할 일이 없는 것 같군…”

무력함 속에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바라볼 수밖에.



그녀는 조용히 웃었다.

“호호호, 총각은 신경 쓰지 말고 가던 길 가.
나도 오늘은... 그만 집에 갈까 해.”


그렇게 우메코는 천천히 등을 돌려 사라졌다.
등이 굽어 있었지만,
그 뒷모습은 이상하리만큼 곧게 느껴졌다.

카스가는 한동안 횡단보도를 바라봤다.
파란불은 여전히 반복되었다.
하지만 건너는 이는 없었다.

신호등엔 졌지만, 품위는 지켰다. 우메코의 퇴장.



카스가는 또 의미 없이 사쿠라길을 떠돌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누군가의 고함이 골목을 가르며 들려왔다.

“매워엇~~~~!!!”

“응? 뭐가 방금 내 옆으로 지나가면서,
소리를 지른 거 같은데…”

정체불명의 남성이 ‘매워!’라고 절규하며 카스가 옆을 관통한다.



정체불명의 외침이 남긴 의문을 안고 길을 걷던 카스가는,
조금 더 가다가 김치를 팔고 있는 노인을 마주쳤다.
그는 항아리 앞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었다.

“에휴, 도통 팔리지가 않는군…”

매운맛 전설을 품은 김치 항아리와, 외면당한 노인의 처절한 거리 영업.



노인은 카스가를 보며 말을 걸었다.

“거기 총각, 김치 좀 안 사갈래?
마침 신제품이 완성됐거든.”


“김치...? 영감님, 이런 길가에서 파는 거야?”

“거리 위의 바람과 사람 냄새가… 김치 맛을 완성시켜주지.”

노인은 항아리 뚜껑을 열며 말했다.

“그나저나 어때? 시식만이라도 하고 가지 그래.”

“오, 시식도 돼? 그럼 조금만 맛볼게.”

카스가는 김치를 한 조각 집어들었다.
색도 곱고 향도 좋았다.

“오, 이거 꽤 맛있게 생겼는데?
군침이 도는군. 그럼 어디 맛 좀 볼까…”


한입.
아삭.
그리고 바로—

“으으윽! 이거 김치가 아니라 인두잖아! 매워엇~~!!”

카스가, 아직은 감칠맛 전 단계.



카스가는 본능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혀가 타오르고, 입이 마비되는 느낌이었다.
한참을 달린 후에야, 그는 다시 노인 앞에 돌아올 수 있었다.

“허억… 헉…”

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

“훗, 돌아왔군. 맛이 어때? 내 신제품 김치…”

“어떻긴 뭐가 어때!
그 김치 뭐가 이렇게 매워!?
방금 내 입안에서 드래곤이 살았어!”


얼굴은 빨개졌고, 눈물도 조금 고였다.
하지만 그 순간—
식은 혀 끝에서, 느껴지는 묘한 맛.

“…응? 이럴 수가…
이제 와서 말이지만, 의외로 끝맛이 좋군…
아니, 상당히 맛있어…”


“혀를 찌르는 매운 맛을 넘으면,
은은한 신맛과 절묘한 단맛이…
다시 먹고 싶어지는군.”

매운맛을 넘은 뒤 찾아오는 신맛과 단맛의 조화.



그는 항아리를 다시 내려다보며 물었다.

“영감님, 이 김치 대체 뭐야…?”

노인은 조용히, 자랑처럼 말했다.

“그 김치엔 ‘오니노츠메’라는 고추가 들어갔지.
압도적인 매운맛과 발군의 감칠맛을 겸비한 전설의 고추야.”

"이름 그대로 악마의 손톱이지. 혀를 할퀴고, 위장을 날려버려.”


“오니노츠메….”

“얘가 겁 좀 주긴 해도…
속은 은근 따뜻한 애거든?
근데 다들 맵다고 고백 전에 도망쳐.”

전설의 고추 ‘오니노츠메’를 들고, 김치 철학을 설파하는 거리 노인.



카스가는 처음에 뛰어갔던 남자의 비명을 떠올렸다.

(아, 그 사람도 이 김치를 먹었던 거군…)

“그나저나 고추 하나로 김치 맛이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네.”

“고추는 다 매운 게 아냐.
토마토보다 단 것도 있다고.
근데 오니노츠메는…
그냥 고추가 아니라 감정의 수류탄이야.
폭발한 다음에야 맛이 와.
그걸 견딘 자만이… 감칠맛의 진실에 도달하지.”


(그걸 알기 전까지는 지옥이었지만…)

노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에휴… 오늘도 이걸 견디는 손님은 없고,
이젠 이 김치도 상품으로선 실패작일지도 모르겠군.
슬슬 접어야겠어. 그러니 남은 건 자네가 가져가.”


“내가?”

“다음 희생자… 아니, 시식자는 총각에게 맡기지.”
“이제부터 넌 김치의 전승자야. 책임져.”


그렇게 노인은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
카스가는 항아리를 품에 안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걸 나눠주는 건 거의 사회 실험 수준 아닌가…)

그리하여, 카스가는 전설의 김치를 얻었다.

김치 하나 받았을 뿐인데 감정선이 생겼다.



카스가는 여전히 손에 들린 김치 항아리를 내려다봤다.
도대체 이걸 정말 ‘받아도 되는’ 물건이었을까.
무게보다 더 묵직한 건… 이 김치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채 걷다 보니, 어느새 역 앞.
그곳에는 교복 차림의 여학생이 서 있었다.

눈은 흔들리고, 발은 멈춰 있고,
입술은 굳게 다문 채 무언가를 삼키는 표정.

“선배… 가지 마…”

카스가는 조용히 다가갔다.
수상한 사람 아니라는 걸 굳이 먼저 밝혀야 하는 거리감.
하지만 울고 있는 눈엔 말이 필요 없었다.

“딱 봐도… 울다 나온 거잖아.”

그녀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숨을 고르듯 낮은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좋아했던 선배가 유학 가요.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대요.”


“만나고 싶은데…
눈물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할 것 같고…
그런 나를 보면 선배가 당황할까 봐…
무서워요. 한 걸음도 못 떼겠어요…”

역 앞에서 한 여고생이 눈물 어린 고백을 털어놓고 있다. 카스가는 말없이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다.



카스가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건 그냥 업어다 데려간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야.
자기 발로 움직여야 의미가 있어.
문제는—그 한 걸음을 떼게 만드는 ‘계기’지.)


그리고 그 순간,
뇌리에 붉은 악몽이 떠올랐다.

김치.
전설의 김치.
그 감칠맛의 대가였던,
혀를 태운 기억.

카스가는 조용히 항아리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놓치고 후회하는 건… 진짜 아프거든.
그러니까 이걸 먹어봐.”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 김치요!?”

“이건 그냥 김치가 아냐.
너를 웃게 만들 ‘필살기’야.
한입이면… 세상이 바뀔지도 몰라.”

카스가가 김치 항아리를 들고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 아무 말 말고 이걸 먹어 보라고.



그때, 역 안내 방송이 울려 퍼졌다.

“열차가 곧 들어옵니다. 노란선 뒤에서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안 가면, 진짜 못 만나.”

“알았어요! 먹으면 되잖아요!?”

그녀는 김치를 한입 베어물었다.

정적.
눈동자 떨림.
입꼬리 경련.
침묵.
그리고—폭발.

“매, 매, 매… 매워어엇!!
선배에겐 내 입이 먼저 도착해버렸어!!”


그녀는 눈물, 콧물, 그리고 감정의 폭풍을 끌어안고
전력질주로 계단을 올라갔다.

“좋아… 반응 속도 S급.
역시 전설템은 언제 써도 터진다.”


카스가는
김치 항아리를 조용히 안은 채,
그 뒤를 따라 걸어갔다.

김치를 먹은 여고생, 매운맛에 증기처럼 연기를 내뿜으며 전력질주 중



조금 뒤,
카스가는 승강장 끝에서 두 사람을 발견했다.

“쿄코! 얼굴이 고추장에 세수하고 왔잖아!?”

쿄코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괘, 괜찮아… 그게 지금 중요한 건 아니야…
나, 선배를…!”


그 마지막 말은
출발하는 열차 바람에 섞여 날아갔다.

카스가는 그 장면을 조용히 지켜보다,
말없이 자리를 떴다.

매운 김치로 눈물범벅이 된 쿄코, 진심을 담아 선배에게 고백 직전



잠시 후, 역 앞.

“전하고 싶던 말은 다 했어?”

“네!
선배랑 같은 대학에 가기로 했어요.
전 공부는 못하지만… 해볼 거예요!
아저씨 덕분이에요.”


“헷, 얼굴은 빨개진 주제에.
그래도 멋진 미소였어.”


“그건 김치 때문이잖아요!!”

“아, 맞다. 그랬지.”

소녀는 뒤돌아 나아가다,
잠시 멈춰서 말했다.

“…그 김치, 꽤 맛있었어요.
잘 먹었습니다.”


소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가볍게 인사를 건넨 뒤 조용히 돌아섰다.
카스가는 그 뒷모습을 말없이 바라봤다.

긴장도, 눈물도, 고추장도 사라진
단단한 걸음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골목 저편으로 사라졌다.

고백 후 역 앞을 떠나는 쿄코, 조용히 남긴 마지막 한마디 — "김치, 꽤 맛있었어요."



카스가는 품에 안은 항아리를 내려다봤다.

“…그건 내가 할 말인데.”

살짝 웃으며 중얼였다.

“오늘도 사람 하나를 태워버린 김치.
이걸 감정 무기라고 불러도 되겠는걸.”


그는 다시 항아리를 조심스레 들었다.

“이 김치를 견딜 다음 유닛…
오늘도, 세상 어딘가에 있겠지.”


그리고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갔다.
김치 하나로 사람을 울리고,
또 웃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오늘, 새삼 깨달았으니까.

사랑도, 김치도, 때론 사람을 움직인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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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같이7 병맛 귀결 서브스토리-2부 전설의 김치: 혀를 깨우고 인생을 달리다

이 글은 『용과같이7』의 서브스토리 [No.27–김치는 아주 매운게 최고] 를 기반으로, 원래 이야기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감정선과 병맛을 재구성한 팬심 가득한 서사 재현 콘텐츠입니다.원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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