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용과같이7』의 서브스토리 [No.19 – 거품과 함께 사라지다.] 를 기반으로, 원래 이야기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감정선과 병맛을 재구성한 팬심 가득한 서사 재현 콘텐츠입니다.
원작의 정서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대사와 장면은 가능한 한 흐름에 맞게 덧붙였으며,
『용과같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애정을 담아 풀어냈습니다.
리뷰도, 창작도, 리터치도 아니며
그저 한 장면 속 감정을 조금 더 또렷하게 꺼내보고 싶은 마음으로 썼습니다.
[거품만 입은 남자가 도쿄행 전철을 타려 한다]
평소엔 잘 가지 않던 좁은 골목길.
카스가는 어쩐 일인지 그 길을 따라 걷고 있었다.
별생각 없이 지나던 그때—
바로 옆 건물 틈새에서 묘한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건물 틈새에서 얼굴만 살짝 내민 남자 하나.
그는 조용히 손짓하고 있었다.
소리 없이, 하지만 절박하게.
“윽… 눈이 마주쳤다.”
그 눈빛은 애원에 가까웠다.
마치 “부탁이야, 도와줘…” 라는 말이 담겨 있었다.
카스가는 결국 다가갔다.
뭐 하는 거냐고 묻자,
남자는 작게 중얼거리듯 말했다.
지금 전철을 타고 도쿄에 가야 하는데… 옷이 없다는 것이다.
…잠깐.
카스가가 멈칫하자,
남자는 시선을 피하며 조용히 덧붙였다.
“네… 네… 거품은 있지만요…”
“거품? 무슨 소리야?”
그리고—
남자는 천천히 몸을 내밀었다.
목부터 발끝까지,
알록달록한 거품만 걸친 채였다.
거품 사이로 민망하게 드러나는 맨살.
팔을 가슴 쪽으로 감싸 안은 자세에서
그의 불안과 당황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졌다.
“…네, 제가 하필이면 이런 모습이라서요…”
말투도, 표정도, 행동도…
절박함 8 : 미안함 1 : 당황스러움 1.
어딜 봐도 지금 이 남자는
“도와줘요, 제발요…”라는 인간 비누였다.
카스가는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도쿄행 전철보다 수건이 더 시급한 것 같군.”


둘은 잠시 동안 서로를 바라보며 말이 없었다.
그리고 카스가가 조용히 말했다.
“……그렇군.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고 잘 있어라.”
돌아서려는 순간, 거품남이 다급히 다리를 붙잡았다.
흘러내리는 거품이 카스가의 바지를 위협했다.
“자, 잠깐만요! 이 상태로 저는 전철도 못 탑니다!”
“병원에 가야 해요! 제 할머니가 쓰러지셨다고요!”
카스가는 당황한 눈으로 물었다.
“대체 어쩌다 그런 꼴이 된 건데!? 옷은 어딨어?”
거품남은 민망한 표정으로 고백했다.
“사실은요… ‘버블댄스 챌린지’라는 걸 하고 있었어요.
SNS에 올리면 조회수 잘 나온다길래…
그냥… 해봤어요. 전 진심이었습니다…”
갑자기 걸려온 할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할머니가 쓰러졌다는 말에 정신없이 거리로 뛰쳐나왔다는 것이다.
카스가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럼 그 건물로 돌아가서 옷을 챙기면 되잖아.”
“출입금지 당했어요. 경호원한테 두들겨 맞고 쫓겨났습니다.”
“……하아.”
“당신 옷을 빌려주실 수는 없겠죠…? 그럼 저를 옷가게까지 데려다주실 수는…?”
“그럼 내가 가서 사 올게.”
“그럴 시간이 없어요! 할머니가… 그리고 사이즈나 취향이 안 맞을 수도 있고…”
“네가 지금 취향을 논할 입장이냐!?”
카스가는 거의 고함을 질렀다.
거품남은 눈물 어린 눈으로 다시 외쳤다.
“전 가고 싶어요! 하지만 거품을 유지하려면 몸을 마음껏 못 움직여요!
그리고 이 동네, 물이 너무 많아요!”
카스가가 고개를 돌리자—
어떤 할머니가 골목 바닥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냥 뿌리고 있었다...
거품남은 마침내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제발요! 저를 옷가게까지 데려다 주세요!
지금 이 거품, 의지 하나로 붙어 있는 중이에요!!”
카스가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흠… 옷가게라면 상점가에 있었지.
거품 녀석을… 데려다 줄까…)


이렇게 해서,
카스가는 결국 거품남을 옷가게까지 데려다 주기로 했다.
거품남은 짧게 자기소개를 했다.
이름은 아와노.
카스가는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이 녀석에게 물이 묻지 않도록 조심해야겠군…”
하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인 시련이 시작됐다.
마치 세상이 거품남을 시험이라도 하듯,
거리는 수상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먼저 골목 입구.
초록색 분무기를 들고 신나게 뿌려대는 소녀.
“오늘은 미스트 스프레이 데이~♡
지나가는 사람 모두 수분 보충~♡”
아와노는 깜짝 놀라 외쳤다.
“물이 아니라…! 아니, 아니죠!
저는 수분이 아니라… 거품이란 말이에요!!”
코너를 돌자,
사람들이 지나가는데도 무심히 물을 뿌리는 할머니.
“물은 아끼면 썩어!
뿌릴 땐 시원하게 뿌려야지, 안 그래?”
...도대체 누구한테 묻는 건지는 아무도 몰랐다
카스가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쯤 되면 일부러 그러는 것 같은데…)
조금 더 걸어가자,
횡단보도 앞에서는 소방호스를 든 소방관.
“이 아스팔트에 열기가 올라오고 있어!
지금 이 도로, 불이야. 내 눈엔 확실히 보여!”
그 말과 동시에
물줄기가 분노하듯 쏟아졌다.
아와노는 거의 울상이었다.
“불 끄는 건 좋은데…
지금 제 인생이 타들어가고 있다고요…”
그리고 마지막.
길모퉁이에서 양아치 셋이 걸어왔다.
아와노를 보고는 낄낄거리며 다가온다.
“야야, 저기 봐라. 거품 런웨이야?”
“아니, 뭔데 저 포즈? 공중목욕 시위냐?”
“물 한번 끼얹어볼까~?”
카스가는 이마를 짚으며 중얼거렸다.
“…시비까지 붙는 거냐, 이 미션…”


우여곡절 끝에, 카스가와 아와노는 마침내 옷 가게 앞에 도착했다.
“휴우… 알몸이 되기 전에 겨우 옷 가게에 도착했군.”
아와노는 감사 인사를 남기고,
서둘러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거품만 걸친 그의 모습은 당연히 큰 오해를 불렀다.
“꺄악! 변태야! 당장 나가!”
“잠깐만요! 저는 그냥 옷을 사러 왔을 뿐인데요!!”
“……내가 이럴 줄 알았지.”
결국 카스가는 점원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했다.
목욕 도중 가족 위급 소식을 듣고 그대로 뛰쳐나온 사정을 말하자, 점원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세요.”
(진지한 얼굴 하면 은근 잘 통하네…)
잠시 후, 아와노는 말끔한 옷차림으로 돌아왔다.
“카스가 씨! 무사히 옷을 구했어요!”
“그나저나, 돈은 있었냐? 거의 알몸이었잖아.”
“울면서 골랐더니… 외상해 주셨어요.”
“이 은혜… 평생 안 잊을게요!”
정중히 인사한 뒤, 아와노는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카스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할머니가 무사하시면 좋겠군.”


며칠 후, 카스가는 아와노를 처음 만났던 골목을 다시 지나가고 있었다.
그곳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말끔한 차림의 아와노, 그리고 그의 곁엔 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함께 서 있었다.
“오, 아와노 아니야?”
“아, 카스가 씨! 다시 만나서 다행이에요!”
아와노는 밝은 얼굴로 인사를 건넸고,
할머니는 조용히 카스가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분이 너를 도와주셨다는 카스가 씨니?”
아와노는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
“할머니도 무사히 퇴원하셨어요.”
카스가는 흐뭇하게 웃으며 답했다.
몸이 건강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할머니는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요즘 세상에 이렇게 멋진 남자가 있었나.
손주가 신세 진 보답은 내가 꼭 해야겠구먼.”
카스가는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보답보다는 건강한 모습이 더 기뻤다.
그날은 퇴원 기념 외출이었다.
아와노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오늘은 퇴원을 축하하는 의미로… 할머니, 어디 가고 싶으세요?”
“글쎄다… 개운하게 온천이라도 하고 싶구나.”
“그럼 온천으로 가야겠네요!”
아와노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할머니께 꼭 효도하겠습니다!”
두 사람은 인사를 마치고 천천히 길을 떠났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카스가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거 참, 가족이 다 목욕을 좋아하는군.”
그리고,
짧고 긴 여정이 마무리됐다.
한 남자의 거품은 사라졌지만,
그의 인간력은 뽀송하게 남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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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같이7 병맛귀결 서브퀘-야쿠자도 몬스터도 아닌 너는… 야쿠몬
이 글은 『용과같이7』의 서브스토리 [No.2–야쿠몬스토리] 를 기반으로, 원래 이야기의 뼈대를 유지하면서 감정선과 병맛을 재구성한 팬심 가득한 서사 재현 콘텐츠입니다.원작의 정서를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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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가시는 건 괜찮지만,
출처는 꼭 남겨주세요.
병맛도 예의는 지켜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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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맛은 웃겼지만, 대사는 남았다
게임, 병맛, 감정선. 한 컷에 터지고, 한 줄에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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